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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초록빛바다
작성일 2014-08-05 (화) 08:55
분 류 자유 게시판
ㆍ조회: 4009      
http://hi.djcatholic.or.kr/cafe/?hawaii.9820.21
“ 죽음으로 신앙 지켰던 124位… ‘천주쟁이 200년 恨’ 씻는다 ”
죽음으로 신앙 지켰던 124位… ‘천주쟁이 200년 恨’ 
씻는다
교황 방한 D ― 10
▲  오는 16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프란치스코 교황 주례로 열릴 시복식에서 복자(福者)로 추대될 124위 순교자 중 주요 인물 초상. 윗줄 왼쪽부터 시계 방향으로 윤지충 바오로, 주문모 야고보 신부, 강완숙 골룸바, 유중철 요한, 이성례 마리아, 이시임 안나, 이순이 루갈다, 황일광 시몬. 천주교주교회의 제공
▲  5만 원권 지폐의 신사임당 영정을 그린 동양화가 이종상 화백이 병인박해 당시의 모습을 그린
 300호짜리 그림. 아직 미완성이다. 이 화백은 충남 당진의 천주교 유적지 신리성지에 조성된
다블뤼 주교 기념관 지하에서 기록화(총 12점)를 작업하고 있다. 박경일 기자
프란치스코 교황이 16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집전하는 ‘시복(諡福)미사’에서 복자(福者)
성인의 전 단계)로 추대되는 124위(位)는 한국 천주교 최초의 박해인 신해박해부터
병인박해까지 죽음으로 신앙을 증거했던 이들이다.

이날 시복식에서는 복자로 추대되는 정약종의 4대, 7대 손인 정규혁(88)·호영(54)씨,
권상문·천래 남매의 6대손인 혁훈(68) 씨 등이 후손 570여 명 등과 함께 초대돼 교황이
전하는 미사를 함께한다. 순교 이후에도 이른바 ‘천주쟁이 집안’으로 핍박받아 한동안
족보에서 이름을 지울 수밖에 없었던 후손들이 200여년 만에 비로소 선대의 순교자들이
복자의 영광을 누리는 자리에 함께하게 되는 셈이다.

이번에 복자로 추대되는 이들은 남자가 100위, 여자가 24위다. 이들 대부분은 1984년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에 의해 성인으로 추대된 103위에 앞서 죽임을 당했던 박해초기
순교자들이다.

순서대로 보면 신유박해 이전의 순교자가 14위이고, 신유박해 53위, 기해박해 37위,
병인박해 20위이다. 우리 땅의 최초 순교자인 윤지충과 권상연도 이번에야 비로소 복자에
오른다.

이들 복자들은 1984년 성인에 오른 이들보다 일찍 순교했으면서, 왜 뒤늦게 복자로
추대되는 것일까. 그 이유는 우리 천주교사의 부실한 기록 때문이었다.

1984년 당시의 시성식은 1874년 프랑스에서 간행된 달레 신부의 ‘한국천주교회사’의
기록에 의해 이뤄졌다. 이 책을 쓴 파리의 달레 신부가 조선을 한 번도 방문한 적이 없었으
서도 조선의 천주교사를 쓸 수 있었던 건, 병인박해 때 순교한 프랑스 파리외방전교회 소속
마리 니콜라 앙토안 다블뤼 주교가 조선의 순교사와 교회사를 꼼꼼하게 정리해뒀기 때문이었다.

다블뤼 주교는 조선의 순교역사를 담은 ‘조선교회사 비망기’를 파리외방전교회와 로마 교황
청에 1부씩을 보냈고, 이를 토대로 순교자의 기록이 확인됐던 것이다.
그러나 다블뤼 주교가 조선에 오기 전인 기해박해 이전 기록은 제대로 정리되지 않았다.

1984년 시성식이 치러진 뒤 가톨릭계에서는 교회사가 우리 손으로 발굴되고 쓰여야 한다는
반성이 이뤄졌고, 이에 따라 대대적인 교회사와 순교자들의 연구가 이어졌다. 이번 시복식
에서 복자로 추대되는 순교자들은 이런 사료발굴과 연구 끝에 순교가 확인된 이들이다.

124위의 복자 중에서 첫 번째로 이름을 올린 윤지충은 외사촌 다산 정약용의 권유로 천주교에
입교한 뒤 모친상을 천주교식으로 치렀다고 해서 사촌 권상연과 함께 죽임을 당한 우리나라
최초의 순교자다. 함께 죽임을 당한 사촌 형 권상연과 함께 이번에 복자로 추대된다.

주문모 신부는 한국 최초의 외국인 신부로 중국 베이징(北京) 신학교를 졸업하고 조선에
들어왔다가 순조의 수렴청정을 하던 정순왕후가 남인 시파세력 탄압을 위해 벌인
신유박해 때 새남터에서 순교했다. 
 
 
정약용의 셋째 형인 약종은 1984년 성인으로 추대된 두 자녀와 부인에 앞서 신유박해 때
순교했으나 기록이 뒤늦게 확인돼 이번에 복자로 추대된다.

이 밖에 이번 시복식에서는 전라도 지역의 첫 번째 천주교 신자이자 ‘호남의 사도’로
일컬어지는 유항검이 동정부부의 삶을 살았던 아들 유중철과 며느리 이순이 등과 함께
복자의 자리에 오르고, 천민 출신으로 출신과 계급을 가리지 않는 평등의 교리에 감동해
천주교를 받아들였던 천민 출신 황일광도 복자의 영광을 누리게 된다.

박경일 기자 parkin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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